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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 주관적인 생각이 담겨있습니다.
 





"모든 투자자들은 한국을 떠나라. 지금 당장"
 
1997년,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호황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때,
곧 엄청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이 사실을 보고하고, 정부는 뒤늦게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한 비공개 대책팀을 꾸린다.
 
한편, 곳곳에서 감지되는 위기의 시그널을 포착하고 과감히 사표를 던진 금융맨 '윤정학'(유아인)은 국가부도의 위기에 투자하는 역베팅을 결심, 투자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을 알 리 없는 작은 공장의 사장이자 평범한 가장 '갑수'(허준호)는 대형 백화점과의 어음 거래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소박한 행복을 꿈꾼다.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단 일주일. 대책팀 내부에서 위기대응 방식을 두고 시현과 '재정국 차관'(조우진)이 강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시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IMF 총재'(뱅상 카셀)가 협상을 위해 비밀리에 입국하는데...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 1997년, 사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2018년 12월 18일, 부대단결 행사로 [국가부도의 날]을 봤다.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가상의 인물과 사건을 더해서 만든 '히스토릭 픽션'이다. [국가부도의 날]을 보고 역사와 혼동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영화는 설정을 역사에서 가져온 것일 뿐 '픽션', 말 그대로 소설이다.
 
영화는 잘 만들었다. 배우들도 연기를 끝내주게 잘했다. 
스토리는 그러저럭이지만 재미는 있다.
하지만 이 영화... 양파같다.
양파같이 벗겨도 벗겨도 비판할게 계속 나온다.
왜곡, 고증 오류, 페미니즘, 그리고 신파극...
그렇다. 이 영화도 내가 보기에는 전형적인 한국 영화이다.
 
IMF 사태가 국민의 탓이 아닌 정부, 상류층 그리고 대기업의 잘못으로 인해 벌어졌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참신했다. 하지만 그 점을 강조하기 위해 사실왜곡을 해 영화에 대한 나의 몰입감을 떨어뜨렸다. IMF 사태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선악구도로 설명하기 위해 왜곡이 넘쳐난다. 무능한 정부, 기회주의적인 관료, 주인공 일행을 서민을 위해서 맞서 싸우는 영웅으로 비추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달랐다. 단적인 예를 들면 정부는 국가가 부도되기 일주일 전이 아닌 8개월 전, 즉 1997년 3월부터 이 위기를 알고 있었다. 또한 IMF 구제금융 신청은 정부가 주도로 신청하지 않았고, 한국은행(주인공)이 IMF 구제금융을 제시했다.
 
또한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고증 오류들이 보이는데, 이게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거나 못 보고 지나가기에는 너무 눈에 띈다는 점이다. 예시로는 '윤정학'역의 유아인 그리고 '갑수'역의 허준호가 길거리 위에 걸리 현수막을 쳐다보는데 뒤로 '세븐일레븐'이 대놓고 보인다. (...)
 
페미니즘은... 여성관객을 의식했는지 '여성비하를 하는 상사와 그 대우에 분노하는 여직원' 구도를 집어넣었다. 사실 그 시절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넣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드문드문 가슴이 뜨거워지는 장면들이 있는데, 나는 '갑수'역의 허준호씨가 새벽에 숨죽이고 우는 장면에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여기서 끝났으면 신파 뭐시기 하면서 얘기는 안했을 것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한시현'(김혜수)과 '갑수'가 남매라면서 갑수가 찾아와서 살려달라고 빌고 그걸 보면서 우는 한시현이라니.
마지막에 어이없는 설정으로 빠져버린다. 
차라리 서로가 이어지지 않는 옴니버스형식으로 갔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래도 영화의 내용이나 메세지는 잘 알겠다.
영화가 던지고자 하는 메세지는 거의 세뇌수준으로 주입하기에 잘 알 수 밖에 없다.
'속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의심하고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라고 '한시현'이 마지막에 정확하게 정리해 준다. 맞는 말이라 뭐 딱히 할 말은 없다.
 
흥미롭고 깊이있는 주제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정작 영화는 흥미는 있지만 깊이가 없는 전형적인 양산형 한국영화를 만들어냈다.
처음 보면 재밌기는 하다. 
만약 다시 보라고 하면 차라리 IMF 사태를 다룬 책을 세 번 읽겠다.

 
아한의 평점:★★☆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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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an

책, 영화, 게임! 인생의 활력 요소가 되는 취미들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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